나이가 들어가면서 위나 대장 내시경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되지만, 왠지 모를 거리낌에 다음에 받을까 미루게 되는 생각도 들기 마련입니다. 40대가 되어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위와 대장내시경을 추가하여 받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대장내시경 약 복용 등 준비 과정과 식단에 대한 후기를 공유해봅니다.
대장내시경 준비 과정 (알약 복용 방법)
필요에 의해 내시경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검진을 받으면서 함께 위, 대장내시경을 신청했습니다. 근처 병원에 연락해서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내시경은 수면으로 할지, 비수면으로 할지 결정을 합니다. 예전에 위내시경을 비수면으로 받은 경험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던지라 이번에는 수면으로 신청을 해보았습니다.
병원에 따라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면 내시경으로 진행할 경우 위내시경은 45,000원, 대장내시경은 12만원의 비용이 추가되었습니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용종이 발견되어 떼어낼 경우 비용이 추가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위내시경은 당연히 전날 저녁부터 금식을 하면 되겠지만, 대장내시경의 경우에는 검사전에 별도로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4~5일전에 병원을 방문해서 약을 받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대장내시경 약은 물약과 알약 2종류가 있는데, 저는 ‘오라팡’이라는 이름의 알약을 선택했습니다. 오라팡 1통에는 총 28정의 알약이 들어있으며 2회에 걸쳐 14정씩 나누어 복용하면 됩니다. 저는 다음날 오전 검사여서, 전날 저녁에 14알을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나머지 14알을 30분 동안 물과 함께 복용했습니다. 알약을 30분 동안 복용한 뒤에는 물이나 이온음료(예를 들면, 포카리스웨트 같은 투명한 이온음료만 가능) 1.5리터를 1시간동안 천천히 마시면 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장에서 신호가 오면 화장실을 몇 차례 들락날락 해주면 됩니다. 이렇게하면 대장내시경 준비는 완료됩니다.
대장내시경 식단 (+ 개인적인 Tip)
대장내시경 전에는 3일 전부터 식단 관리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만성 변비가 있는 사람은 일주일 전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식단은 먹어도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병원에서 약을 타게 되면 검진 관련 안내문을 같이 제공해 줍니다. 해당 안내문을 참고하여 작성한 피해야 할 음식과 먹어도 되는 음식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했던 식단 방식도 함께 적어보았습니다.
- 피해야 할 음식 : 잡곡밥, 검은쌀, 콩나물밥, 현미밥, 깨죽, 녹두죽, 잣죽, 고춧가루, 참기름, 들기름, 배추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얼갈이, 우거지, 콩나물, 고사리, 도라지, 미나리, 미역, 김, 설렁탕, 곰탕, 삼겹살, 고구마, 사과, 씨있는 과일류(수박, 참외, 딸기, 포도 등), 옥수수, 견과류 등
- 먹어도 되는 음식 : 흰쌀밥, 흰죽, 계란류, 두부류, 묵, 생선류, 국물류, 빵종류, 음료(탄산음료, 맑은 주스, 우유, 커피, 녹차 등), 감자, 바나나
- 개인적인 식단 Tip : 안내문에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소시지나 햄을 먹어도 된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물론 햄에는 빠질 수 없는 케첩도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햄을 많이 좋아해서 3일 전부터는 흰쌀밥과 소시지, 햄, 스팸을 주로 먹었으며, 간식은 빵(카스테라나 흰식빵)과 우유를 먹었습니다. 원래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딱히 식단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식단이 극도로 제한된 음식만 먹을 수 있는게 아니므로 크게 힘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검사 전날에는 다른 음식 말고 흰쌀죽만 섭취하라고 하여 햇반에 물을 부어 먹었습니다. 허기가 져서 청포도 사탕을 한 알 먹었습니다.
대장내시경 후기
기본 건강검진을 먼저 마치고 위, 대장내시경을 수면으로 한 번에 진행하였습니다. 내시경실에 들어가기 약 10~15분 전에 먼저 대장 내시경 확인을 용이하게 해주는 약 한포를 마시고, 팔에 수액 비슷한 주사를 놓아줍니다. 5분 ~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정신이 몽롱한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는데 눈에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약간 술에 취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차례가 되어 내시경실로 들어가 침대위에 누우니 간호사 선생님이 이제 수면약을 투여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왼쪽팔을 통해서 뭔가 뻐근한 느낌이 들며 약이 몸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고는 정신이 들어보니 모든 과정이 끝나 있었습니다. 혹시나 나는 수면 약이 안들면 어떻게하지라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볼법한 걱정을 했었는데,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도 용종 하나 없이 깨끗하다고 하셔서 별도의 용종 제거 비용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