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완치가 없는 병의 후기.

베체트병은 정확한 원인과 치료방법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희귀난치성질환입니다. 대체로 면역력 저하로 인한 병의 발현이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의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기에 병을 판정받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아서 환자 입장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전문적인 용어나 지식보다는 환우의 가족으로써 베체트병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베체트병(Behcet’s disease)의 정의

베체트병은 알 수 없는 면역반응에 의해 신체 여러 부위에서 반복성, 폐쇄성 혈관염이 발생하는 만성 전신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구강 궤양, 외음부 궤양, 피부 병변, 그리고 눈 증상이 있다. 이상, 지식 백과에 정의된 베체트병의 정의 입니다.

베체트병 판정을 받기 어려운 이유

베체트병은 환자 본인이 베체트병이라는 것을 알게되기까지의 과정이 많이 어려운편입니다. 위에도 언급되었지만 베체트병은 특성상 특정 부위가 아닌 신체의 여러부위에서 증상이 발현되기에 본인이 베체트병이라는 것을 알기 어려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의 첫 증상으로 구강 궤양이 생겼다고 합시다. 환자 본인은 처음에는 스스로 느끼기에 요즘 피곤하고 잠이 부족해서 입병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편해지면 해당 진료과목의 병원을 찾게됩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니 충분한 휴식과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을 처방해 줄 것입니다. 휴식과 약을 복용하면 잠시 증상이 완화되는 것 같지만 구강내의 질환은 반복적으로 찾아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구강 부위 외에도 피부나 성기쪽에도 붉은 반점 같은 피부질환도 발생합니다. 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너무나 아프고 관절염을 의심하여 류마티스 내과도 가서 진료를 받습니다. 귀가 빠질듯이 아프기도 하고 갑자기 전신에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기도 합니다. 몸은 여기 저기가 아프고 힘이드는데, 차라리 어떤 병인지라도 알 수 있다면 집중적으로 치료라도 받고, 마음이라도 조금 더 편해지기라도 할텐데 아픈 부위의 진료를 받으면 역시나 어김없이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정말 사람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저의 가족 역시 이런 과정을 굉장히 오래 거쳤습니다. 한 과목도 여러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지만 계속 쳇바퀴 도는 과정에 마음까지 점점 더 지쳐가게 됩니다.

베체트병은 완치보다는 완화?

베체트병은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 가족의 경우와 사례를 보았을 때, 주사나 약물투여처럼 어떤 직접적인 조치를 받기 보다는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영양제 위주의 약들을 주로 처방받게 됩니다. 베체트 환우모임에서 만나게 된 다른 환우분은 병의 정도가 심한편이라서 그런지 다른 부위의 증상으로 인한 것인지 직접적으로 세세하게 여쭤보지는 못했지만 일부 직접적인 치료를 받으신 분도 계시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약을 처방받고 복용하면서 병을 다스리는 것이 주된 치료방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증상 부위가 여러 곳인 경우 해당 부위들에 복합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말도 있지만, 발병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완치 역시 어렵기에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증상을 다스리는 것이 주된 처방이었습니다.

베체트 환우모임 카페 활용

베체트 환우모임 같은 카페에서 정보를 얻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증상의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외에도 가끔씩 오프라인에서 베체트병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교수님들을 모시고 질문과 답변을 받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명확한 치료방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은 안타깝지만 함께 가는 질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적으로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점은 정신건강적인 측면에서 분명 큰 도움이 됩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방동식 교수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의 방동식 교수님은 베체트병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진 분입니다. 지금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지만, 지금보다 더 생소했던 80년대부터 베체트병클리닉을 개설하고 연구해오신 분으로 베체트병에 대해서는 국내 뿐만이 아닌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분입니다. 저 역시 가족의 베체트병으로 인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 여기 저기를 찾아보면서 교수님을 알게되었습니다. 제 가족이 살고 있는 곳과는 거리가 있지만 거리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제 가족이 신체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많이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듣기로는 정년이 지나셨음에도 지금도 환우들을 돌봐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훌륭하신 선생님들도 많이 계시고, 이런 질병에서 무언가를 추천하듯이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여건이 허락하신다면 교수님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체트병처럼 면역관련 질환은 원인을 찾기도 어렵고 더욱이 완치되는 것 역시 어렵다보니, 오랜기간 같이 가져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가족 역시 증상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병을 다스려야 하기에 당연히 환우 본인이 가장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하겠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환우의 가족 역시 힘든 시간들입니다. 모쪼록, 이런 힘든 질병과 싸우고 있는 환우와 환우 가족분들께 하루 빨리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